누구나 한 번쯤은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 감정을 억누르며 버티는 것만이 정답일까요?
병원을 떠났던 할미쌤의 경험을 통해,
‘퇴사’는 때로 나를 살리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퇴사를 부끄러워했던 시간
할미쌤도 한때 퇴사라는 선택이 부끄러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병원을 떠난 후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결심했던 건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진 뒤였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왜 여기에 있지?”란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럴 거라며 억지로 자신을 달래며 버텼죠.
일에 집중도 안 됐고, 환자에게 친절하려 해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내가 웃고 있는 게 거짓말처럼 느껴졌고,
몸만 출근했지 마음은 출근하지 않은 날이 많았습니다.
하루하루가 ‘경력’이 아닌 ‘피로’로 쌓일 때
처음엔 이를 악물고 버티는 게 경력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채운 시간은 진짜 경력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경력은 환자와 마주하며 몸과 마음이 지식과 기술을 흡수할 수 있을 때 쌓입니다.
내가 망가진 상태에선 어떤 것도 내 것이 되지 않더군요.
오히려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에 정이 떨어졌고,
답답함만 남았습니다.
퇴사 후, 나를 회복한 시간
퇴사 후 몇 주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물어보면 대답하기도 싫었고, “잘 쉬고 있다”는 말조차 어색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몸의 피로가 빠지고,
감정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책도 읽고, 햇빛도 쬐고, 예전엔 몰랐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삶에 다시 생기가 돌면서 “아, 내가 이렇게 지쳐 있었구나”
하는 감정을 깨달았어요.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느낀 변화
몇 개월 후, 다른 병원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전보다 더 힘든 환경이었지만, 이상하게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하루를 마쳤을 때의 성취감이 달랐습니다.
그때 저는 확신했습니다.
쉼 없이 버틴 시간은 ‘근속’이었지만, ‘성장’은 아니었다는 걸.
제대로 쉬고 돌아온 시간은 같은 일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퇴사는 끝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
지금도 퇴사를 말하면 주변에서 눈치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깝다”, “그 좋은 자리를 왜”, “요즘 사람들은 너무 쉽게 포기해” 같은 말들.
하지만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퇴사는 포기가 아니라 회복이었고, 나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어떤 간호사가 되고 싶은지
더 분명히 알게 됐습니다.
퇴사를 너무 나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을 억지로 덮지 말고,
그 감정을 솔직히 들여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친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나뿐입니다
무조건 퇴사를 권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언제든 멈출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더 나은 나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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