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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에서 이런 순간, 있으셨죠?
같은 팀인데도 묘하게 거리가 느껴지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사이.
환자보다 더 어려운 상대가 바로 동료일 때, 그 미묘한 공기…
저도 한때 참 힘들었습니다.
3~4년 차 시절, 나이트 근무 끝 무렵의 전쟁 같은 시간.
환자 환의 교환을 부탁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이랬습니다.
“그 정도는 선생님도 하실 수 있지 않나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죠.
‘내가 뭘 잘못했나?’ 서운함이 밀려왔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아, 그분도 이미 정신없는 상황이었구나.
내가 눈치 없이 한마디를 얹은 거였어요.
병원에선 역할이 다릅니다.
간호사는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고 큰 그림을 보는 사람.
간호조무사는 환자의 일상을 꼼꼼히 돌보는 사람.
문제는 ‘경계가 흐려질 때’ 생기더군요.
간호사는 바쁜 와중에 지시를 내리고,
간호조무사는 “이건 간호사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하고 서운할 수 있고요.
결국, 그날 그 조무사님의 한마디는
“선생님, 제 상황도 좀 봐주세요”라는 무언의 외침이었던 겁니다.
며칠 동안 어색했지만, 결국 제가 먼저 다가갔습니다.
“그때 제가 너무 눈치 없었죠? 죄송합니다.”
그러자 조무사님이 웃으면서,
“괜찮아요. 제가 피곤해서 괜히 그랬나 봐요.”
짧은 대화였지만, 그 순간 마음의 벽이 스르르 무너졌습니다.
솔직한 사과, 그리고 상대의 이해가 관계를 바꾼다는 걸 그때 배웠어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상하관계가 아닙니다.
환자의 건강이라는 목표를 위해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협력하는 동반자죠.
진정한 존중은 ‘겉으로 깍듯이 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상황을 한 번 더 헤아려보는 작은 여유에서 시작됩니다.
병원은 작은 사회입니다.
때론 부딪히고 오해하지만, 결국 우리는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팀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그게 진짜 존중이고, 함께 일하는 힘의 원천입니다.
💬 오늘 이야기가 관계 때문에 고민 중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선생님들께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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