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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남편이랑 카페에서 티격태격했지 뭐예요. 작년 여수 여행 때 먹었던 것 중 '해물파전'이냐 '김치전'이냐를 두고 서로 자기가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거든요. 결국 씩씩거리며 휴대폰 갤러리를 열어봤는데... 세상에, 둘 다 틀렸더라고요. 정답은 '감자전'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내 머릿속엔 분명 오징어가 씹히던 기억이 생생했는데 말이죠! 여러분도 이런 적 있으시죠? "내가 다 봤어! 내 기억이 정확해!"라고 확신했는데, 알고 보니 사실과 달랐던 순간들이요.
우리는 흔히 뇌가 기억을 USB처럼 정확하게 저장한다고 믿지만, 뇌과학자가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일입니다. 팩트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뇌는 도서관보다는 '엉터리 소설가'에 가깝거든요.
뇌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저장하는 게 아니라, 꺼낼 때마다 현재 기분에 맞춰 '재구성(편집)'을 해버립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당신의 기억이 조금은 엉터리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실망하긴 일러요. 오히려 이 '헐렁함' 덕분에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나아갈 수 있거든요. 오늘은 이 헐렁한 뇌를 이용해 과거를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우리 뇌는 에너지를 아끼려는 본능이 엄청 강해요. 그래서 모든 장면을 4K 영상으로 저장하지 않습니다. 그냥 핵심 단어 몇 개랑, 그때 느꼈던 '강렬한 감정'만 대충 폴더에 쑤셔 넣는 식이죠.
그러다 나중에 기억을 떠올리면? 뇌는 저장된 단어를 꺼내고, 빈 공간은 '지금 내 기분'이나 '상식'으로 대충 채워 넣습니다. 제가 파전을 먹고 싶었던 현재의 기분이 과거의 감자전을 해물파전으로 바꿔버린 것처럼요.
결국 기억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가 만들어낸 창작물'에 가깝습니다. 우울할 때 옛날 생각하면 온통 잿빛이고, 기분 좋을 때는 "그땐 그랬지~" 하며 추억으로 미화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기억이 어차피 편집된 파일이라면, 굳이 피해자로 남을 필요 없잖아요? 우리가 직접 감독이 돼서, 나쁜 기억을 성장의 단서로 다시 편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5년 전 실수가 떠올라 '이불킥' 한 적 있으시죠? 이때 뇌는 당시의 쪽팔림을 현재로 가져와 다시 체험하게 합니다. 어휴, 생각만 해도 식은땀 나네요.
이럴 땐 기억에 아주 건조하고 재미없는 이름을 붙여보세요.
사건을 '남의 일'처럼 덤덤하게 부르는 순간, 뇌의 공포 센터가 "아, 별거 아니네?" 하고 진정하기 시작합니다.
나쁜 기억은 뇌가 '부정적인 장면'만 확대해서 보여주는 악마의 편집본이에요. 이제 편집 안 된 원본을 한번 뒤져보세요.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그날, 정말 나쁜 일만 있었나요? 자세히 보면, 나를 위로해 줬던 친구의 문자 하나, 혹은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나의 깡다구 같은 '작은 성공 장면'이 분명 숨어 있습니다.
그 장면을 찾아내 기억의 썸네일로 딱 박아버리세요.
영화의 장르를 바꾸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그 기억을 '실패담'이 아닌 '성장 스토리의 도입부'로 연결하는 거죠.
"그 실수 덕분에 나는 두 번 체크하는 꼼꼼한 사람이 되었어."라고 결론짓는 겁니다.
뇌는 인과관계를 좋아해요.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나를 만든 '필요했던 재료'라고 해석되는 순간, 그 기억은 더 이상 당신을 찌르지 못합니다.
기억이 100% 정확하지 않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가요. 덕분에 우리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오늘의 해석으로 내일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지우고 싶은 흑역사가 있다면 괴로워하는 대신 뇌의 편집실로 들어가세요. 그리고 과감하게 '재편집' 버튼을 누르세요.
당신의 기억은, 당신이 만드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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