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겁니다. 여기저기서 언성을 높이며 "내가 바로 응급환자다!"라고 호소하는 분들, 사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일 때가 많지요. 정말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은 고통 때문에 한마디 말도 힘들고, 소리칠 기력조차 없습니다.그런데 응급실 뺑뺑이 문제만 나오면, 사람들은 병원이 환자를 일부러 받지 않는 '악의적 행위'에만 화살을 돌립니다. 저 역시 병원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문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상 수가 OECD 평균 세 배에 달하는 서울에서 왜 매일같이 응급실 대란이 벌어지는지, 그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통계의 역설] 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