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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에서 생명은 언제나 단순하지 않습니다. 간호사는 환자 곁에서 '옳은 선택'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존재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현실 속 생명윤리와 간호사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생명은 가장 근본적인 가치이고, 간호는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실천입니다. 하지만 병원 현실은 늘 교과서 같지 않죠.
죽음을 앞둔 환자, 가족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 의식 없는 환자 곁에서 스스로 묻게 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간호, 정말 옳은 선택일까?'
간호사는 누구보다 환자와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기 전과 후, 가장 먼저 감정의 무게를 체감하는 사람도 간호사입니다.
'생명은 존중되어야 한다', '환자의 의사가 우선이다' 말로는 익숙한 생명윤리의 원칙들. 하지만 현실 병동은 늘 이상과 충돌합니다.
말기암 환자가 연명을 원치 않아도 가족은 끝까지 치료를 요구하고, 의식 없는 환자의 연명 처치를 둘러싸고 보호자, 병원, 의료팀의 판단이 엇갈립니다. 간호사는 치료에 직접 참여하지만 결정권은 없고, 감정과 윤리의 부담만 짊어지게 되죠.
바로 이런 상황에서 간호사에게는 자신만의 윤리 기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간호는 단순히 '지시를 수행하는 일'이 아니라 생명과 죽음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간호사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소양은 교과서 속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체화되는 '감각'이고 '태도'입니다.
환자의 자율성과 선택을 존중하고, 의료정보를 보호하며, 가족과 환자 사이의 갈등에 중립적으로 대응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게 돌보는 균형감이 필요합니다.
이런 능력은 대학 강의실이나 국가고시로 길러지지 않습니다. 매일 부딪히는 현실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지고, 그때마다 스스로 돌아보며 다져지는 것입니다.
간호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 바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과연 환자를 위한 것인지' 의심이 들 때입니다.
이 처치가 환자를 위한 걸까? 아니면 보호자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형식적 절차일까? 혹은 병원의 지시를 따른 연명 유지일까?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상과, 병상 회전율과 인력 효율을 우선시하는 병원 운영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간호사의 윤리 고민은 개인만의 몫이 아닙니다.
정답이 없다는 걸 인정하되, 그 안에서 '최선의 간호'가 무엇인지 묻고 또 묻는 것. 그 자세야말로 간호사에게 필요한 윤리적 태도입니다.
생명윤리는 정답을 찾는 문제풀이가 아닙니다. 답이 정해진 영역도 아닙니다.
간호사에게 생명윤리는 '상황을 바라보는 눈'이며 '흔들릴 때 중심을 잡는 기준'입니다. 병동 현장은 늘 예외투성이고, 환자는 변수로 가득하니까요.
그 안에서 간호사는 누군가의 고통을 무심히 넘기지 않고, 주어진 책임을 성실히 감당하려 애쓰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간호사는 생명과 마주합니다. 그 생명 앞에서, 조금 더 성찰적으로, 조금 더 조심스럽게 판단하려는 마음. 그 마음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간호사의 윤리이자 간호의 중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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