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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생존기 - 실전 꿀팁과 경험 공유

척추 수술 후 환자가 가장 먼저 묻는 질문: 통증보다 중요한 '이것'의 비밀

halmi-rn20 2025. 9.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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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돌아온 환자. 마취가 덜 깨어 극심한 통증과 혼란 속에 놓여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환자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가족은 어디 있나요?"입니다. 통증을 호소하거나 수술이 잘 됐는지 묻기 전, 가장 먼저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죠.

    환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술실 밖에서 몇 시간을 애태우며 기다린 가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환자가 잘 깨어났을까?', '지금 너무 아프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환자 못지않게 크니까요. 결국 이 짧은 대화는 서로의 무사함을 확인하는 안도감, 즉 ‘서로가 곁에 있다는 확인’인 셈입니다.

    수십 년간 환자 곁을 지켜온 간호사로서 저는, 환자가 통증에 힘겨워하면서도 가족을 먼저 찾는 모습을 수없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마다 느낍니다. 의학적 치료와 정서적 지지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요.


    수술 후 병실로 돌아온 환자와 손을 잡고 있는 가족

     

    척추 수술 직후, 환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이것'

     

    척추 수술은 환자에게 큰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줍니다. 수술 직후 환자는 수술 부위의 통증과 함께 마취에서 깨어나는 혼란을 동시에 겪게 되죠. 이때 간호사의 역할은 활력징후를 확인하고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만큼이나 환자와 가족 모두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환자들은 통증을 조절하는 진통제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를 스스로 찾고 있다는 겁니다. 그것은 바로 ‘가족의 존재’입니다. 환자들은 통증과 혼란 속에서도 무의식적으로 가족의 목소리를 듣고, 손길을 느끼며, 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이는 뇌과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현상입니다.

    '가족의 힘'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옥시토신과 뇌과학

     

    단순히 마음을 편하게 하는 차원을 넘어, 가족의 존재는 환자의 실질적인 회복 과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우리 뇌에서는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사랑 호르몬'으로도 불리는 이 옥시토신은 불안과 긴장을 낮추고,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죠.

    다시 말해, 똑같은 통증 자극이 주어져도 가족의 손을 잡고 있을 때 환자는 통증을 덜 아프게 느끼게 됩니다. 옥시토신은 산모가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그만큼 인간의 관계와 유대에 깊이 관여하는 강력한 호르몬입니다. 진통제와 함께 옥시토신이 분비될 때, 환자는 한층 더 빨리 안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따뜻한 빛으로 표현된 뇌와 옥시토신 아이콘 연결 이미지

    통증보다 중요한 '정서적 지지', 간호사의 역할

     

    척추 수술 후 환자 간호는 통증 조절이나 활력징후 확인 같은 기술적 업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간호사는 환자와 가족을 이어주는 심리적 다리 역할까지 해내야 합니다. 통증 신호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가족의 목소리나 존재는 환자의 뇌가 통증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주의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정서적 지지는 환자의 회복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간호사가 투여하는 진통제는 신체적 고통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환자의 불안과 정서적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바로 가족의 존재입니다. 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간호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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