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할미쌤이에요 😊
지난 글에서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제 어머니와 닮은 광례의 삶을 떠올렸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의 이어지는 마음,
그리고 마지막까지 따뜻했던 엄마의 시간을 나눠보려 해요.
🌸 "내 뱃속에서 간호사가 나올 줄 누가 알았겠냐~"
제가 간호사가 되었을 때
엄마가 하셨던 이 한마디.
그 말 한 줄에 엄마의 삶이 다 담겨 있었어요.
병원 한쪽 린넨실에서 세탁물을 삶고 말리던 그 시절,
까막눈이셨던 엄마가
자식들 덕에 한글을 익히고, 장부를 정리하셨고…
그 과정을 지켜보며 저는 늘 마음속으로 다짐했어요.
“엄마, 나 꼭 당신 자랑이 될게요.”
🕊️ 그리고 어느 날, 그 긴 시간이 멈췄어요.
엄마는 어느 날 갑자기
전신에 암이 퍼졌다는 소식을 들으셨어요.
수술도, 항암도 할 수 없는 상태였죠…
그렇게 약 1년을,
저희와 함께 지내셨습니다.
다행히 통증은 심하지 않으셨지만
점점 마르시고, 기운은 사라지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우리는
하루하루가 마음이 무너졌어요. 😢
👨👩👧👦 엄마의 마지막 1년, 우리 모두가 함께였어요
평소 무뚝뚝하던 남동생은
거실에 이불을 펴고 엄마 손을 꼭 잡고 자곤 했어요.
출근할 때면 엄마는
“돈 많이 벌어와~” 하며 배웅하시고,
동생은 회사 외 시간엔 한 번도 엄마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몇 달은 휴직까지 하며
엄마 간호에 집중했지요.
저와 남편은 매일 퇴근 후 엄마 곁에 있었고,
언니들도 늘 함께,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엄마를 지켰어요.
💬 엄마는 그러셨어요…
“나는 새끼들한테 해준 게 아무것도 없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주는지 모르겠다…”
“나는 참 복 많은 사람이다.
지금 바로 죽어도 너무 행복하다…”
그 말이 들릴 때마다,
우린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어떤 말도, 행동도… 그 순간을 다 담기엔 부족했거든요.
💔 그리고, 엄마는 우리 곁을 떠나셨어요.
벌써 6년이 지났지만
엄마 생각은 하루도 빠짐없이 나요.
처음엔 눈물뿐이었는데
지금은 웃으면서 추억할 수 있을 만큼은
마음이 회복된 것 같아요.
엄마랑 보냈던 시간,
이젠 눈물보다 미소로 꺼낼 수 있는 추억이 되었어요.
🌟 그래서 전 믿어요.
드라마 속 광례처럼,
지금도 저 멀리서
엄마는 저희를 바라보고 계신다고요.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관식이처럼,
늘 내 편이 되어줄 존재는
사라진 게 아니라,
그저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이라는 걸요.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도 들어요.
지금 제 곁에 있는 남편 역시,
애순이 곁의 관식이 같고,
어쩌면 관식이를 꼭 닮은 토토 같은 사람 아닐까… 하고요. 😊
늘 조용히, 변함없이 내 편이 되어주는
그런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구나… 다시 한 번 느끼게 돼요.
🌼 “폭싹 속았수다”… 그리고 폭싹 사랑했수다
엄마,
당신 인생은 정말 수고 많으셨고,
당신의 사랑은 정말 진심으로 깊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말을 드리고 싶어요.
“폭싹 속았수다… 그리고 폭싹 사랑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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