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거실딱 한 번“빠사삭” 소리가 났다.그 순간잠자던 복실이는마치 벼락이라도 친 듯눈을 번쩍 떴다.눈에는 보이지 않아도그의 청각 레이더는 이미정확히 나를 조준했다.나는본능적으로비닐봉지를 쿠션 아래로 밀어 넣었다.“뭐? 왜? 아무것도 아니야~”모른 척, TV를 보며자연스러운 연기를 시작했다.하지만복실이는 움직이지 않았다.…곧천천히 일어났다.그리고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그 짧은 꼬리가 흔들릴 때면,엉덩이 전체가 따라 흔들리는특유의 ‘복실이 레이더 모드’였다.**복실이는온 거실 및 내 무릎 위까지정밀 수색한 후천천히 내 앞에 앉았다.그리고 그 눈빛…그렇다.복실이는 내가 뭘 숨겼는지이미 다 알고 있었다.또 다시나는 지고 말았다.작은 간식 한 조각을 내밀자복실이는세상의 모든 정의가 실현된 듯한 얼굴로씹기 ..
“아! 맞다!! 아! 맞다!!”오늘도 바쁜 일상 속내 입에서 튀어나온 익숙한 비명이다. 먼 옛날,“아 맞다~” 하고 무언갈 떠올릴 때면기억해낸 내가 대견하고,어쩐지 귀엽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아맞다”라는 말이 그냥습관처럼 입에 붙어버렸다. 오늘은… 또 뭘 깜빡했을까?생각하면 가끔 징그러울 때도 있다. 혹시 나… 치매 아닐까?잠시 고민도 해보지만, “아! 맞다!” 하고 떠올릴 수 있다는 건—치매는 아니라는 증거래요.하하, 진짜 다행이다 😊 그리고,‘아맞다 상’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내 남동생은…사실 나보다 더 자주 깜빡한다.진짜 초특급 아맞다 상은 그 쪽이다 🤭 “어이~ 아맞다 상!!”그 말 들을 때마다웃기고도 참 고맙다. 내 주변엔‘아맞다 상’이 참 많다.그래서 든든하다. 💭 할미쌤 한마디나..
“주사 언제 놔 줄 거야?”“주사 언제 놔 줄 거야?”오늘도 K치매 할머니는바쁜 간호사 뒤를졸졸 따라다니며 말씀하신다.1시간 전에 맞았다고계속 설명해도전혀 아랑곳하지 않으신다.**하지만…K할머니들께만 통하는마법의 설명이 있다.“할머니~ 밥 먹고 놔드리면 안 돼요?”그 말 한마디면오늘 근무는만.사.형.통. ✨다른 환자들조차간호사에게 얼씬 못 하도록K할머니가 보호해주신다.우리 모두가밥 다 먹었다고 말할 때까지.**…하지만사실 우리 모두는이미 배부른 상태다.할머니…배불러서 죄송해요. 😂💙💭 할미쌤 한마디기억은 흐릿해도정은 또렷한 K할머니들.가끔은그 한마디가하루를 버티게 해줘요.오늘도 배부른 간호사,마음은 더 포근해졌습니다. 😊
오늘도 나는 배가 고프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예정이다 점심엔 국밥을, 저녁엔 분식을 긴급 조치했건만 허기란 녀석은 마치 근무표처럼 빈틈없이 찾아온다 "이 조치, 실패인가…?" "아니, 애초에 조치가 잘못된 건가?" …다음 조치는 후식으로 결정되었다. 💭 할미쌤 한마디 이건 단순한 ‘배고픔’에 대한 시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늘 존재하는 결핍에 대한 이야기. 어떤 조치를 해도, 때때로 비어 있는 마음.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도 웃으며, ‘다음 조치’를 찾아가는 우리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