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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거실
딱 한 번
“빠사삭” 소리가 났다.
그 순간
잠자던 복실이는
마치 벼락이라도 친 듯
눈을 번쩍 떴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그의 청각 레이더는 이미
정확히 나를 조준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비닐봉지를 쿠션 아래로 밀어 넣었다.
“뭐? 왜? 아무것도 아니야~”
모른 척, TV를 보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복실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곧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 짧은 꼬리가 흔들릴 때면,
엉덩이 전체가 따라 흔들리는
특유의 ‘복실이 레이더 모드’였다.
**
복실이는
온 거실 및 내 무릎 위까지
정밀 수색한 후
천천히 내 앞에 앉았다.
그리고 그 눈빛…
그렇다.
복실이는 내가 뭘 숨겼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또 다시
나는 지고 말았다.
작은 간식 한 조각을 내밀자
복실이는
세상의 모든 정의가 실현된 듯한 얼굴로
씹기 시작했다.
💭 할미쌤 한마디
그날 나는 알았다.
빠사삭은 비닐봉지 소리가 아니라,
복실이와 나 사이의 ‘둘만의 신호’였다는 걸.
그리고 복실이는
엉덩이로도 표현할 수 있는
천재견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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