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간호사가 천직일까? 평생 고민하게 되는 질문에 대하여

“선생님은 간호사가 천직이세요.”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떠신가요?음, 저는 솔직히 쓴웃음부터 지어집니다.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병원 밥을 먹으며 제가 이 일을 사랑했냐고 묻는다면,망설임 없이 “네!”라고 답하겠지만… 과연 이것이 '천직'일까요? 간호학과에 처음 들어갔을 땐,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의 손을 잡아주던 나이팅게일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세상의 모든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 것만 같았지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뛰어드니,그 꿈같은 그림은 온데간데없고 3교대 근무의 늪과 끝없이 밀려드는 환자 차트,예상치 못한 사건사고의 연속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직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제가 제 직업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아픈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출근했는데, 환자 보호..

쉬어가는 이야기 2025. 8. 15. 10:00
이불 밖은 위험하지만, 이불 안도 만만치 않다

🛏️ 이불 밖은 아주 위험합니다.그래서 나는 퇴근하자마자 항상 이불속으로 먼저 대피합니다.세상이라는 격투장을 겨우 빠져나와,이불이라는 안전지대에서 숨을 고른 후,오늘도 살아남음에 감사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이불 안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닌 것 같아요.이불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머리는 쉴 틈 없이 오늘 일을 복기 중이고,심장은 놓칠 뻔했던 오더로 계속 요동칩니다. 분명 눈은 감겼는데,마음은 아직 격투장에 남아 정리하느라 바쁩니다.“아... 오늘 그 말은 좀 심했나...”“맞다, ○○환자 간호기록 쓰다 말았는데...”누워 있는데, 눕지 않은 상태.쉬고 있는데, 계속 일하고 있는 느낌입니다.이불속은 따뜻하지만,그 안에서 우린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쉬어가는 이야기 2025. 7. 15. 08:00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의료인의 삶

숨 가쁜 병동을 벗어나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현관문을 여는 순간, 온몸으로 반가움을 표현하며 달려드는 작은 생명체. 그 따뜻한 온기와 무조건적인 환영에, 온종일 켜켜이 쌓였던 긴장과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경험, 의료인이라면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꼭 의료인에게만 특별한 건 아니죠. 하지만 우리 의료인들의 삶은 참… 녹록지 않잖아요? 때로는 칼날 위를 걷는 듯한 긴장감, 때로는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감정 노동 속에서 우리는 매일 고군분투합니다.할미쌤도 20년 넘게 병원 현장을 지켜오면서 수많은 순간들을 견뎌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저의 가장 든든하고 따뜻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존재는 바로 복실이였습니다. 비록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저를 지켜보..

쉬어가는 이야기 2025. 6. 30. 09:00
퇴사 한 달, 병원 밖 세상은 정말 달콤할까요?

병원을 떠난 지 한 달.이제는 알람 소리에 쫓기지 않고, 하루가 밤낮없이 뒤섞이지도 않습니다.발바닥이 욱신거리지 않고, 밤이 되면 스르르 잠이 드는 것만으로도 꿈같은 일상이에요.물론 몸은 여전히 새벽이 되면 저를 깨웁니다.“오늘도 출근해야지” 하는 익숙한 습관 때문이죠.그래도 해가 중천에 뜬 뒤 눈을 뜨는 하루는, 의외로 괜찮은 기분이었습니다. 😊 병원 밖 세상이 마냥 달콤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솔직히 ‘퇴사=해방’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지금보단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는 있었어요.하지만 막상 떠나보니, 해방감 뒤엔 낯선 공허함이 밀려왔습니다.바쁘던 병원 루틴이 사라지자 하루가 길게만 느껴졌고,어떤 날은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이 올라왔습니다.그리고 매일 함께하던 동료들이..

쉬어가는 이야기 2025. 6. 27. 09:00
베트남 응급실 방문기: 할미쌤의 생생 후기

안녕하세요, 할미쌤입니다. 오늘은 다름 아니라, 얼마 전 베트남 호찌민 여행 중 겪었던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남편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설사로 한밤중에 베트남 VINMEC 국제병원 응급실을 방문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여행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병원에서 일해온 할미쌤의 시선으로 바라본 해외 응급실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혹시 해외여행 중 응급 상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나, 베트남 현지 병원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글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응급 상황부터 진료, 그리고 비용까지 솔직한 후기를 풀어보겠습니다.1. 여행 중 닥친 불청객: 베트남에서의 응급 상황 발생 🚨저희 부부는 5박 7..

쉬어가는 이야기 2025. 6. 22. 09:00
복실이 차 안 대참사, 그래도 바다는 간다!

오늘은 저희 부부가 ‘복실이 똥 사건’이라고 부르는황당한 에피소드를 하나 풀어보려 해요 😊한겨울, 저녁도 일찍 먹고 다음 날이 쉬는 날이라바닷바람이나 쐬자며 복실이와 한밤중 외출을 감행했죠.평소처럼 대변봉투, 물티슈, 휴지, 물병 등 외출 준비를 마치고혹시 몰라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며 볼일을 유도했지만…시원하게 비워주질 않더라고요.“괜찮겠지 뭐~”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차에 올랐고,복실이는 차를 타면 늘 제 조수석 자릴 탐하지만그날따라 얌전히 뒷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였죠.“오~ 복실이 철들었나?” 싶었죠.그.러.나…갑자기 스멀스멀 올라오는 의심스러운 냄새… 👃처음엔 남편이 가스를 뿜은 줄 알고 킁킁거리다뒤를 돌아보니, 복실이가 조용히 뒷좌석에서 사고(?)를 쳐버렸더라고요 😱게다가 차가 움직이니..

쉬어가는 이야기 2025. 6. 6. 09:00
🩵 복실이를 떠나보내고, 동물들을 짝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복실이를 떠나보낸 후, 온갖 동물들을 짝사랑하게 되었는데요…처음엔 그냥 귀엽고 신기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강아지, 고양이뿐 아니라 코끼리, 고래, 수달, 펭귄, 판다까지—이 친구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이상하게도 마음이 막 따뜻해지는 거 있죠…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줄 알았던 이 친구들이사실은 지능도 높고, 감정도 깊고,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 **아주 ‘현명한 존재들’**이더라고요.오늘은 그중에서도제가 유독 감동받았던 코끼리 친구 이야기를살짝 꺼내볼게요. 🐘💭🐘 감정을 나누는 친구, 코끼리코끼리가 똑똑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그런데… 실제로 보면 그 이상이에요.🔹 자신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고,🔹 도와준 사람에겐 감사를 표현하며,🔹 자신을 해한 사람에겐 ..

쉬어가는 이야기 2025. 5. 2. 10:42
🐾 시 4편 – 빠사삭 탐지견, 복실이

조용한 거실딱 한 번“빠사삭” 소리가 났다.그 순간잠자던 복실이는마치 벼락이라도 친 듯눈을 번쩍 떴다.눈에는 보이지 않아도그의 청각 레이더는 이미정확히 나를 조준했다.나는본능적으로비닐봉지를 쿠션 아래로 밀어 넣었다.“뭐? 왜? 아무것도 아니야~”모른 척, TV를 보며자연스러운 연기를 시작했다.하지만복실이는 움직이지 않았다.…곧천천히 일어났다.그리고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그 짧은 꼬리가 흔들릴 때면,엉덩이 전체가 따라 흔들리는특유의 ‘복실이 레이더 모드’였다.**복실이는온 거실 및 내 무릎 위까지정밀 수색한 후천천히 내 앞에 앉았다.그리고 그 눈빛…그렇다.복실이는 내가 뭘 숨겼는지이미 다 알고 있었다.또 다시나는 지고 말았다.작은 간식 한 조각을 내밀자복실이는세상의 모든 정의가 실현된 듯한 얼굴로씹기 ..

쉬어가는 이야기 2025. 5. 2. 10:42
시 5편 🙆‍♀️ 아맞다 상(さん)의 하루

“아! 맞다!! 아! 맞다!!”오늘도 바쁜 일상 속내 입에서 튀어나온 익숙한 비명이다. 먼 옛날,“아 맞다~” 하고 무언갈 떠올릴 때면기억해낸 내가 대견하고,어쩐지 귀엽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아맞다”라는 말이 그냥습관처럼 입에 붙어버렸다. 오늘은… 또 뭘 깜빡했을까?생각하면 가끔 징그러울 때도 있다. 혹시 나… 치매 아닐까?잠시 고민도 해보지만, “아! 맞다!” 하고 떠올릴 수 있다는 건—치매는 아니라는 증거래요.하하, 진짜 다행이다 😊 그리고,‘아맞다 상’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내 남동생은…사실 나보다 더 자주 깜빡한다.진짜 초특급 아맞다 상은 그 쪽이다 🤭 “어이~ 아맞다 상!!”그 말 들을 때마다웃기고도 참 고맙다. 내 주변엔‘아맞다 상’이 참 많다.그래서 든든하다. 💭 할미쌤 한마디나..

쉬어가는 이야기 2025. 5. 2. 10:38
시 3편 👵 K할머니의 마법

“주사 언제 놔 줄 거야?”“주사 언제 놔 줄 거야?”오늘도 K치매 할머니는바쁜 간호사 뒤를졸졸 따라다니며 말씀하신다.1시간 전에 맞았다고계속 설명해도전혀 아랑곳하지 않으신다.**하지만…K할머니들께만 통하는마법의 설명이 있다.“할머니~ 밥 먹고 놔드리면 안 돼요?”그 말 한마디면오늘 근무는만.사.형.통. ✨다른 환자들조차간호사에게 얼씬 못 하도록K할머니가 보호해주신다.우리 모두가밥 다 먹었다고 말할 때까지.**…하지만사실 우리 모두는이미 배부른 상태다.할머니…배불러서 죄송해요. 😂💙💭 할미쌤 한마디기억은 흐릿해도정은 또렷한 K할머니들.가끔은그 한마디가하루를 버티게 해줘요.오늘도 배부른 간호사,마음은 더 포근해졌습니다. 😊

쉬어가는 이야기 2025. 4. 28. 13:00
시 2편 💻 현명한 탈출

나는 분명컴맹 구역을 탈출했다.가장 현명한 방법으로.그런데,탈출한 이 구역이컴맹 구역과 비슷하다.왠지... 위험해 보인다.그래서 결심했다.더 안전한 구역으로 이동하자.이번엔,이전보다 더 현명하게. 💭 할미쌤 한마디컴맹 시절, Ctrl+C 하나도 무서웠던 나.이젠 예약글도 걸고, 시집도 열고, 감성도 전하는 내가 되었네요 😊탈출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지만,그때마다 조금 더 유쾌하고 현명하게—그게 할미쌤 스타일이죠! 😄💙

쉬어가는 이야기 2025. 4. 25. 08:48
🐾 복실이와의 여정 2편“복실아, 바다보다 무서웠던 그날… 기억나?”

안녕하세요~ 할미쌤이에요 😊오늘은 복실이랑 처음으로 여행 갔던 그날을 꺼내볼까 해요.벌써 꽤 오래 전 일이지만… 지금도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는잊을 수 없는 기억이에요.🧳 복실이랑 처음 떠난 1박 2일 여행그날은요,남편이랑 남동생이랑 셋이서 복실이 데리고 영덕으로 1박 2일 여행을 떠난 날이었어요.저희는 부산에 살거든요.복실이에겐 첫 장거리 이동이었죠.차에 타자마자 기운을 쏙 빼더니가는 내내 멀미하느라 제 품에 안겨서 꾸벅꾸벅 잠만 자더라고요 😅“그래, 바닷바람 좀 쐬면 정신 차릴 거야~” 하며 도착한 영덕 바닷가.🌊 그날, 밀려오는 파도에 깜짝 놀란 복실이바다에 도착해서 목줄을 잠시 풀었어요.모래사장에서 우리랑 뛰어다니면서 신나게 놀던 복실이.그런데…어느 순간 시선이 바다 쪽으로 향하더니—확! ..

쉬어가는 이야기 2025. 4. 19. 11:00
🧁 시 1편 – 배고픔에 대한 고찰

오늘도 나는 배가 고프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예정이다 점심엔 국밥을, 저녁엔 분식을 긴급 조치했건만 허기란 녀석은 마치 근무표처럼 빈틈없이 찾아온다 "이 조치, 실패인가…?" "아니, 애초에 조치가 잘못된 건가?" …다음 조치는 후식으로 결정되었다. 💭 할미쌤 한마디 이건 단순한 ‘배고픔’에 대한 시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늘 존재하는 결핍에 대한 이야기. 어떤 조치를 해도, 때때로 비어 있는 마음.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도 웃으며, ‘다음 조치’를 찾아가는 우리니까요. 😊

쉬어가는 이야기 2025. 4. 18. 12:30
🐾 복실이와의 여정 1편 “복슬복슬한 기적, 나의 복실이 이야기”

– 함께한 시간, 그리고 말없이 전한 사랑의 기록 –안녕하세요 할미쌤이예요 😊 오늘은 내 인생의 동반자였던 복실이 이야기를 좀 할까해요.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저희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집은 엉망이 되었고,불안한 마음에 **경비 목적(?)**으로 강아지를 키우기로 했어요.큰 고민도 없이 애견샵으로 향했고…그곳에서 한눈에 마음을 빼앗긴 아이가 있었어요.복슬복슬한 털,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작은 생명.그렇게 복실이는 저희 가족이 되었습니다.처음엔 애견샵에서“작은 소형견이니 하루 20알만 급여하세요”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따랐는데,며칠 뒤 복실이는 기운이 없고 비실비실해졌어요.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수의사 선생님이 깜짝 놀라며 말씀하셨어요.“이 아이, 중형견이에요. 이러다 진짜 죽어요!”그때부터 복실..

쉬어가는 이야기 2025. 4. 14. 20:00
이전 1 다음
이전 다음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