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간호사가 천직이세요.”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떠신가요?음, 저는 솔직히 쓴웃음부터 지어집니다.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병원 밥을 먹으며 제가 이 일을 사랑했냐고 묻는다면,망설임 없이 “네!”라고 답하겠지만… 과연 이것이 '천직'일까요? 간호학과에 처음 들어갔을 땐,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의 손을 잡아주던 나이팅게일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세상의 모든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 것만 같았지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뛰어드니,그 꿈같은 그림은 온데간데없고 3교대 근무의 늪과 끝없이 밀려드는 환자 차트,예상치 못한 사건사고의 연속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직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제가 제 직업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아픈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출근했는데, 환자 보호..
뇌는 나이가 들면 굳어버릴까요? 아닙니다. 성인 뇌도 계속 변화하고 학습합니다. '뇌의 가소성'이라는 놀라운 능력을 지금부터 알아보세요. 뇌는 한 번 굳으면 끝이라고요?“나이 들면 머리 굳는다”는 말, 들어보셨죠?하지만 과학은 지금, 이 말에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뇌는 일종의 ‘근육’처럼, 계속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관입니다.이런 성질을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고 부르는데요,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기억하고, 익힐 수 있는 근거 있는 희망이 여기에 담겨 있어요.예전엔 뇌세포는 태어나서 정해진 만큼만 존재한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성인 뇌도 새로 태어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심지어 우리가 무엇을 경험하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뇌의 구조 자..
🛏️ 이불 밖은 아주 위험합니다.그래서 나는 퇴근하자마자 항상 이불속으로 먼저 대피합니다.세상이라는 격투장을 겨우 빠져나와,이불이라는 안전지대에서 숨을 고른 후,오늘도 살아남음에 감사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이불 안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닌 것 같아요.이불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머리는 쉴 틈 없이 오늘 일을 복기 중이고,심장은 놓칠 뻔했던 오더로 계속 요동칩니다. 분명 눈은 감겼는데,마음은 아직 격투장에 남아 정리하느라 바쁩니다.“아... 오늘 그 말은 좀 심했나...”“맞다, ○○환자 간호기록 쓰다 말았는데...”누워 있는데, 눕지 않은 상태.쉬고 있는데, 계속 일하고 있는 느낌입니다.이불속은 따뜻하지만,그 안에서 우린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병원을 떠난 지 한 달.이제는 알람 소리에 쫓기지 않고, 하루가 밤낮없이 뒤섞이지도 않습니다.발바닥이 욱신거리지 않고, 밤이 되면 스르르 잠이 드는 것만으로도 꿈같은 일상이에요.물론 몸은 여전히 새벽이 되면 저를 깨웁니다.“오늘도 출근해야지” 하는 익숙한 습관 때문이죠.그래도 해가 중천에 뜬 뒤 눈을 뜨는 하루는, 의외로 괜찮은 기분이었습니다. 😊 병원 밖 세상이 마냥 달콤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솔직히 ‘퇴사=해방’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지금보단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는 있었어요.하지만 막상 떠나보니, 해방감 뒤엔 낯선 공허함이 밀려왔습니다.바쁘던 병원 루틴이 사라지자 하루가 길게만 느껴졌고,어떤 날은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이 올라왔습니다.그리고 매일 함께하던 동료들이..
안녕하세요, 할미쌤입니다. 오늘은 다름 아니라, 얼마 전 베트남 호찌민 여행 중 겪었던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남편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설사로 한밤중에 베트남 VINMEC 국제병원 응급실을 방문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여행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병원에서 일해온 할미쌤의 시선으로 바라본 해외 응급실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혹시 해외여행 중 응급 상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나, 베트남 현지 병원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글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응급 상황부터 진료, 그리고 비용까지 솔직한 후기를 풀어보겠습니다.1. 여행 중 닥친 불청객: 베트남에서의 응급 상황 발생 🚨저희 부부는 5박 7..
복실이를 떠나보낸 후, 온갖 동물들을 짝사랑하게 되었는데요…처음엔 그냥 귀엽고 신기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강아지, 고양이뿐 아니라 코끼리, 고래, 수달, 펭귄, 판다까지—이 친구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이상하게도 마음이 막 따뜻해지는 거 있죠…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줄 알았던 이 친구들이사실은 지능도 높고, 감정도 깊고,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 **아주 ‘현명한 존재들’**이더라고요.오늘은 그중에서도제가 유독 감동받았던 코끼리 친구 이야기를살짝 꺼내볼게요. 🐘💭🐘 감정을 나누는 친구, 코끼리코끼리가 똑똑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그런데… 실제로 보면 그 이상이에요.🔹 자신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고,🔹 도와준 사람에겐 감사를 표현하며,🔹 자신을 해한 사람에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