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한 시간, 그리고 말없이 전한 사랑의 기록 –
안녕하세요 할미쌤이예요 😊
오늘은 내 인생의 동반자였던 복실이 이야기를 좀 할까해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집은 엉망이 되었고,
불안한 마음에 **경비 목적(?)**으로 강아지를 키우기로 했어요.
큰 고민도 없이 애견샵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한눈에 마음을 빼앗긴 아이가 있었어요.
복슬복슬한 털,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작은 생명.
그렇게 복실이는 저희 가족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애견샵에서
“작은 소형견이니 하루 20알만 급여하세요”
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따랐는데,
며칠 뒤 복실이는 기운이 없고 비실비실해졌어요.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수의사 선생님이 깜짝 놀라며 말씀하셨어요.
“이 아이, 중형견이에요. 이러다 진짜 죽어요!”
그때부터 복실이는
종이컵 한 컵 가득, 간식까지 풍족히 먹으며 건강하게 자랐고,
최종 몸무게는 무려 16kg까지 갔답니다. 😊
💗 복실이는 내 아픔을 알아주는 존재였어요
아이를 갖지 못해
시험관 시술을 여러 차례(7회) 했어요...
배란 주사 후 복수가 차올라 대학병원에 입원하기도 하고,
밥을 먹지 못할 만큼 아플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밥을 먹지 못할 때면
복실이도 사료에 입을 대지 않았어요.
제가 겨우 죽을 떠먹기 시작하면
그제야 복실이도 사료를 먹었어요.
그때 저는 알았죠.
‘복실이는 나를 이해하고, 내 상태를 느끼고 있구나...’
그래서 억지로라도 밥을 떠먹는 날도 있었어요.
복실이 밥이라도 챙겨 먹이려고요.
🚽 작지만 커다란 기적
복실이의 덩치는 컸지만,
참 똑똑한 아이였어요.
산책이나 베란다에서 볼일을 보곤 했는데,
몸이 아파서 베란다 청소조차 벅찬 어느 날,
화장실에서 장난삼아 말했어요.
“복실아… 너도 여기서 쉬하면 참 좋겠다…”
그 말을 듣고 복실이는 저를 뚫어지게 보더니,
조심스레 화장실에 들어와…
정말로 ‘쉬’를 했습니다. 🚽
아니 변기에 앉아 쉬를 했다는 건 아니고요ㅎㅎㅎ
믿기지 않던 그 순간,
저는 복실이를 끌어안고 기뻐하며
10년치 칭찬과 간식을 퍼부었죠.
그때부터 복실이는
**‘화장실에서 쉬 하는 강아지’**가 되었고,
저는 그 덕분에 정말 많은 수고를 덜 수 있었어요.
🐾 노견이 된 복실이, 그리고 마지막 배웅
15살이 될 때까지 복실이는
너무 건강했어요.
그런데 15살 이후부터 서서히
귀가 들리지 않고, 한쪽 눈도 보이지 않게 되었죠.
수의사 선생님은 말씀하셨어요.
“너무 나이가 많아서 수술은 어렵고, 환경을 바꾸지 말고
지금 상태로 지내도록 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복실이를 위해 이사도 포기했어요.
지금 사는 이 집이
복실이에겐 길을 익힌 세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열여덟이 된 해, 복실이는
- 잘 일어서지도 못하고,
- 누워서 볼일을 볼 때가 많아 지고,
- 자주 거품을 물며 경련을 하게 되었어요.
“강아지들의 경련은 통증은 없지만, 경련 후의 공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라고
수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복실이는 경련이 끝나면
자꾸 어두운 곳으로 숨어들었고,
그 모습에 마음이 찢어졌어요.
끝내,
복실이를 위해
‘편안한 작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복실이는 제 품에서, 코 고는 소리를 내며 평온하게 잠이 들었어요.
수의사 선생님께
“이제 시작해주세요”
라고 말씀드렸는데...
"복실이 좀 전에 편안하게 갔어요.. " 하셨어요.
복실이는 정말 그렇게, 내 품에서 편안히 갔습니다.
🌸 복실아, 고맙고 사랑해
복실이의 유골은 지금도 제 곁에 있어요.
복실이를 떠나보내고 난 후,
저는 며칠 동안 정신없이 울며 지냈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 처음
**‘팻로스 증후군’**을 알게 되었고,
“사진을 자주 보고, 기억을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된다”
는 말에 따라,
복실이와의 시간들을 자꾸 되새기며
조금씩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
정말 맞더라고요.
슬픔은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리움과 감사함으로 변해갔어요.
복실이,
너는 열여덟 해 동안
내게 자녀이자 친구였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동반자였어.
정말 고마워.
🐾 마무리 한마디
이 글을 읽는 모든 반려인들에게
한 번 더, 따뜻한 눈빛과
사랑스러운 말 한마디 전해주세요.
그 아이는,
지금도 당신만 보고 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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