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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나온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알람 소리에 쫓겨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하루가 밤낮없이 뒤섞이지도 않습니다.
발바닥이 욱신거리지 않고, 밤이 되면 스르르 잠이 드는 것만으로도 꿈같은 일상이에요.
물론 몸은 여전히 새벽이 되면 저를 깨웁니다.
“일어나야지, 오늘도 출근이야” 하고 익숙한 습관처럼요.
그래도 해가 중천에 뜰 무렵 눈을 뜨는 하루는, 꽤 괜찮은 기분이더군요 😊
병원 밖 세상이 마냥 달콤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병원 경력이 긴 만큼, ‘이직=해방’이라는 단순한 공식은 믿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거야’ 하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을 떠나고 보니, 생각보다 복잡한 감정들이 밀려왔습니다.
해방감과 동시에 찾아오는 낯선 공허함,
그리고 ‘과연 잘한 선택일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들.
이 글은 병원 밖으로 나온 지 딱 한 달,
지금의 저를 솔직하게 담은 일기 같은 글입니다.
혹시 퇴사를 고민하고 계시거나, 이미 병원을 떠난 분이 계시다면
이 마음이 조용한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퇴사 직후, 하루하루가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세상이 달라 보였고,
오랜만에 느끼는 휴식은 전신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이었죠.
그런데 열흘쯤 지났을 무렵, 문득 허전함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게을러졌나?’ 싶었는데, 곰곰이 들여다보니 그건 ‘공허함’에 가까웠습니다.
늘 바쁘게 흘러가던 병동의 루틴이 사라지자, 하루가 너무 길게만 느껴졌고
어떤 날은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하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매일 마주하던 동료들의 빈자리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서로 눈빛만 봐도 통했던 사이, 말없이 등을 토닥여주던 사람들.
이제는 각자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그 존재들이 새삼 그리워지더군요.
👉 글 보러 가기 https://survival-notes.com/entry/간호사가-말하는-감정노동
조금씩 ‘저 자신’을 다시 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 보니,
잊고 지냈던 저의 모습이 슬며시 드러났습니다.
블로그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엔 수익에 대한 욕심에 무거워졌던 글들이
이제는 다시 자연스럽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독자의 반응보다 내가 쓰는 이 시간이 즐겁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 https://survival-notes.com/entry/글을-쓰는-내가-신기했던-한-달-간호사-20년-블로거-30일의-기록
오랜만에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관심만 있었던 NLP(신경 언어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글쓰기 외에도 다양한 주제들을 접하며 새로운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지금 ‘느리게 사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늘 쫓기듯 일하던 삶 속에서,
이제는 천천히, 그리고 단단히 걸어가보려 합니다 🌱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블로그라는 새로운 영역은 여전히 낯설고,
HTML, CSS 같은 코드들을 만질 때면 머리가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전 같았으면 주저했을 그런 순간에도,
요즘의 저는 조금씩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넘어지면 쉬어가도 괜찮다고,
지금은 그런 나 자신을 다독이는 연습 중입니다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이제 겨우 깨닫게 되었지요.
그리고 조금씩, 꾸준히 나아가는 그 걸음 자체에 의미를 두려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감정이나 의지보다, 내가 만든 ‘환경’과 ‘습관’이 나를 이끈다는 걸 느낍니다.
작은 행동의 반복이 결국 방향을 만들고, 그 흐름이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더라고요.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재미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아갈 이유가 되어줍니다.
병원 밖 세상, 우리 함께 의미 있게 만들어가요
퇴사 한 달.
병원 밖 세상은 생각보다 달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안에는 불안도 있고, 새로운 도전도 있고,
혼자라는 느낌이 드는 날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저는 저 자신을 다시 발견했고,
작지만 분명한 기쁨들을 하나씩 채워가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새로운 길 위에 서 계시다면,
부디 기억해주세요.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그 모든 길은 ‘의미 있는 여정’이 될 수 있다는 걸요.
할미쌤은 여러분의 선택과 변화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 병원 밖 세상에서도 충분히 잘 살아낼 수 있습니다. 함께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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