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최근 몇 년 사이 ‘보호자 없는 병동’을 표방하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중소병원까지, 심지어 통합서비스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병원들도 공단의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는, 이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장점과 한계를 차분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병동지원팀(요양보호사 또는 간병사) 등 전문 인력이 협업하여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제도입니다.
보호자나 사적 간병인이 병실에 머물지 않아도 병원이 간호와 간병을 통합 제공하며,
환자는 더 전문적인 케어를 받고, 보호자는 간병 부담에서 해방된다는 취지입니다.
제도상으로는 24시간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본 인력조차 채우기 어려운 병원이 많습니다.
제도 취지대로라면 중증환자도 돌볼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손이 많이 가는 환자, 특히 대소변 관리가 필요한 환자는 입원이 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환자만 입원하게 되고, 정작 간호·간병이 더 절실한 환자들은 제도에서 배제되는 모순이 생깁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 강도는 눈에 띄게 높아졌고, 특히 야간전담 간호사의 피로도는 심각합니다.
병동지원팀의 업무 범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아 직종 간 역할 혼선이 발생하며,
이는 결국 현장의 피로도와 이직률 증가로 이어집니다.
중소병원의 통합서비스 병동은 간호사, 간호조무사, 병동지원팀이 협업해야 제대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세 직종 모두 인력 충원이 쉽지 않고, 유동적인 병상 수와 고정된 인력 기준이 맞지 않아 현장에서는 늘 인력 압박과 운영 불안을 겪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일부 병원은 통합서비스 운영을 포기하거나 한두 개 병동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또한 제도 설계가 간호사 중심으로 짜여 있어, 간호조무사와 병동지원팀의 역할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도 있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와 환자 모두에게 혜택이 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인력 부족, 중증환자 배제, 현장 혼란 등 정작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중소병원은 단순한 병상 확대보다 실질적인 인력 지원과 탄력적 운영 기준이 절실합니다.
‘보호자 없는 병동’이라는 말이 진짜 의미를 가지려면,
현장 실무자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간호사도, 간호조무사도, 병동지원팀도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때,
비로소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통합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
드라마보다 더 현실적인 신입간호사의 세계 (0) | 2025.06.11 |
---|---|
간호조무사 현실 장단점 총정리 (0) | 2025.06.10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병동지원팀이 실제로 하는 일 (0) | 2025.06.02 |
병원 행정 관리자, 보이지 않는 힘의 중심 (0) | 2025.05.29 |
병원 내 갑질,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0) | 2025.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