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눈으로 병원을 바라본 지 20년이 훌쩍 넘어 버렸네요.
이제는 간호사를 넘어, 병원 안의 모든 사람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는 간호사의 현실과 생존 전략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병동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한 명의 간호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환자, 보호자를 비롯해서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호조무원, 행정직원, 그리고 의사 선생님까지..
병원은 많은 직종이 함께 움직이는 작은 사회입니다.
이제부터는, 그 모두의 이야기까지 조금씩 풀어보려 합니다.
병원에서 ‘눈치’란, 살아남는 기술입니다
병동 신입 시절, 가장 먼저 배운 건 ‘눈치’였습니다.
누가 바쁜지, 누가 예민한지, 지금 내 행동이 흐름을 끊지는 않는지.
기본 업무는 익히면 되지만,
“언제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병동 생존의 핵심이었습니다.
눈치 빠른 신입은
✔️ 선배에게 질문할 타이밍을 알고
✔️ 보호자와 의사 사이에서 말조심을 하고
✔️ 무언의 분위기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이건 실무 매뉴얼에 쓰이지 않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병원 내 생존력’이기도 하죠.
병원 신입이 오래 버틸 수 있는 건, 실력이 아니라 감각입니다
한때 저희 병동에 아주 똑똑한 신입 간호사가 입사한 적이 있었는데,
업무 자체를 빠르게 습득했고, IV 스킬도 괜찮았지만
눈치를 보는 감각은 조금 부족했어요.
“음.. 그 말, 지금 하면 안 되는 말인데...”
“그 행동, 여기선 좀 위험한데...”
그렇게 몇 번의 충돌 끝에 결국 3개월도 못 채우고 병동을 떠났습니다.
반면, 업무는 조금 느려도 분위기를 잘 파악하는 친구는
칭찬도 많이 받고, 환자와도 금세 친해지고,
선배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병원은 지식습득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사람 사이의 흐름을 아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할미쌤의 생존 백서, 이제 병원 전체를 기록합니다
앞으로 이 블로그는 간호사 이야기뿐 아니라
간호조무사, 병동 조무원, 행정직원까지
병원에 있는 모든 분들의 현실과 고민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 될 예정입니다.
✔️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호조무원 입장에서 느끼는 한계와 위로
✔️ 병원 중간관리자의 진짜 고충
✔️ 환자, 보호자와의 갈등, 그리고 감동
✔️ 병동 실무 꿀팁과 기록 노하우
✔️ 그리고, 웃기고 찡한 병동의 하루들까지
병원 안의 수많은 ‘직업의 말들’을 들려드릴게요.
할미쌤은 이제, 병원 전체의 기록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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