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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현실 이야기

묶인 환자, 그리고 우리가 외면한 병원의 그림자

halmissam 2025. 10. 10. 08:00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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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한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내부 제보 기사를 읽었습니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1년 넘게 침대에 묶인 채 생활했다.”
    단 한 줄의 문장이었지만, 그 무게는 너무 컸습니다.
    설마 했지만, 조사 결과는 사실이었습니다.

     

    병원이란 본래 고통을 돌보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그곳이 누군가를 묶고, 움직일 자유를 빼앗은 채 요양급여를 청구하며 이익을 챙겼다면,
    그건 치료가 아니라 제도 속의 폭력입니다.

    그 침묵을 깬 한 제보자의 용기에는 분노와 절망, 그리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함께 있었을 겁니다.

     

    어두운 병원 복도 창가 빛 속 비어 있는 휠체어

    억제대는 ‘치료’가 아니라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저 역시 한때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근무했습니다.
    억제대를 사용하는 일은 의료진에게도 무겁고 고통스러운 결정입니다.
    자해나 타해의 위험이 높은 경우, 정말 어쩔 수 없을 때만 사용해야 하는 최후의 선택이죠.

    그 과정에는 명확한 근거와 절차, 기록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어떤 병원에서는 그 과정이 생략된 채 ‘관리의 편의’로 사용되고 있다면,
    그건 이미 의료가 아닌 통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익숙해진 비정상, 그리고 사라진 감수성

     

    이번 사건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그 병원에서 일한 간호사, 간호조무사, 보호사들은
    자신이 인권 침해의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무서운 건 바로 그것입니다.
    비정상이 일상이 되는 순간, 누구도 문제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들의 익숙함 속에서 환자는 점점 더 고립되고,
    침묵은 폭력이 되어갑니다.

    ‘돌봄’의 본질은 존엄을 지키는 일

     

    환자를 돌본다는 건 주사나 처치를 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존엄을 지켜주는 마음의 일입니다.

    정신질환 환자든, 치매 환자든, 요양병원 환자든 누구도 묶여서는 안 됩니다.
    움직임을 제한당한 몸보다 더 깊이 묶이는 것은, 결국 사람에 대한 믿음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질문

     

    이 글을 쓰며 저 자신에게도 되묻습니다.
    “나는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간호사인가,

    아니면 그저 병원의 한 일원으로만 일하고 있는가...”

    병원은 환자의 몸을 돌보는 곳이지만,
    그 중심을 지탱하는 건 시스템이 아니라 양심입니다.

    아무리 제도가 무너져도, 그 마음의 중심만큼은 우리가 먼저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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