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는 남편이 남처럼 느껴질 때? 우리 뇌에 '공감 회로'를 다시 켜는 법

안녕하세요, 할미쌤이에요.

병원에서 사람을 오래 보다 보면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부부도 그래요. 분명 매일 같이 얼굴을 보고,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옆에 있는 남편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죠.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지?”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이런 생각이 들면 괜히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우리 사이에 문제가 생긴 건가?’ 하고요.

그런데 제 경험으로 보면요, 이건 마음이 식어서라기보다는 우리 뇌의 반응에 더 가깝습니다.

 

뇌는 익숙해지면 반응을 줄입니다

 

우리 뇌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움직여요. 자주 보고, 오래 함께한 대상은 굳이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 ‘익숙한 정보’로 분류합니다.

병동에서도 늘 보던 약장이나 기계는 처음만큼 신경 쓰지 않게 되잖아요.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오래 함께한 배우자는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해져서 뇌의 반응이 줄어든 상태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남편이 남처럼 느껴질 때가 생겨요. 이건 관계가 멀어졌다는 신호라기보다, 뇌가 자동모드로 들어갔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이럴 땐 말로 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억지로 대화를 시도하면 오히려 서운함만 쌓이는 경우가 많아요.

“왜 그렇게 말해?” “당신은 항상 그래.”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이미 감정보다 피로가 앞서 있는 상태거든요.

 

이럴 땐 방법을 아주 단순하게 가져가도 됩니다.

눈을 3초만 마주쳐 보세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눈을 맞추는 행동은 뇌에서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담당하는 회로를 다시 자극합니다.

 

병동에서 환자 이름을 불러주며 눈을 맞추면 괜히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 것처럼,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예요.

‘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공감은 줄어듭니다

 

부부 사이가 멀어질 때 흔히 나오는 말이 이거예요.

“저 사람 성격 내가 모르나?” “말해봤자 똑같아.”

이 순간부터 뇌는 상대를 더 이상 ‘관심 가질 대상’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남편을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오늘 점심 뭐 먹었어?” “요즘 그 노래 자주 듣네.”

아주 사소한 질문 하나면 충분합니다.

 

뇌는 이런 예상 밖 질문을 받으면 다시 상대를 ‘살펴볼 대상’로 인식하기 시작해요.

할미쌤 정리 한마디

 

오래 함께 살다 보면 사랑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표현과 반응이 줄어드는 시기가 옵니다.

남편이 남처럼 느껴지는 날은 관계가 끝나가서가 아니라, 조금 쉬어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오늘은 애쓰지 마세요. 해결하려고 들지도 말고요.

그냥 옆에 앉아서 눈 한 번 맞추고, “오늘도 수고했네” 그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관계는 큰 말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작은 자극 하나로 다시 연결되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혹시 오늘, 옆에 있는 남편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나요?

그렇다면 오늘 밤, 딱 3초만 눈 한번 마주쳐 보세요. 뇌가 먼저 기억을 꺼내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