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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쌤의 인생 이야기

🌸 “폭싹, 속았수다 (1)”폭싹 살아낸 엄마, 그리고 나의 이야기

by halmi-rn20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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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할미쌤이예요 😊
오늘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떠오른 저희 엄마 이야기를 좀 나눠보려 해요.


요즘 핫한 그 드라마, 보셨나요?
처음엔 “폭싹 속았수다”라는 제목이
왠지 정겨우면서도 낯설었는데,
제주 방언으로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란 뜻이더라고요.

하지만 그 짧은 말 안에
고단한 삶과 따뜻한 위로, 그리고 사랑과 존경이 다 들어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삶이
저희 엄마의 이야기와 자꾸 겹쳐 보였어요…


🌾 광례 엄마와 애순이의 삶처럼…

광례는 남편을 먼저 보내고,
뒤늦게 한량 남편을 만났지만
그 고된 삶을 잠녀로 이어나가요.

몸은 점점 망가져가고,
숨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자기보다 딸 애순이의 앞날을 걱정하지요.

“애순이가 죽을 것 같이 힘들어 할 때,
딱 한 번만… 한번만 도와 달라…”

시어머니 앞에서 그렇게 애원하던 그 장면…
진짜 오래도록 잊을 수 없어요. 😢


결국 애순은 혼자가 되지만,
늘 곁에 있었던 관식이의 따뜻한 품을
늦게서야 깨닫게 돼요.

그리고 주변 이웃들의 사랑 속에서
조금씩 자기만의 삶을 일궈가죠.

그걸 보면서 문득 생각했어요.

“아… 이게 우리 엄마 이야기랑 참 닮았구나…”


👩‍🦱 엄마는 8남매의 막내셨대요.

세 살 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여의고
시골에서 자라셨지만,
초등학교조차 다니지 못하셨어요.

하지만 저희 4남매를 위해
병원 린넨실에서 27년을 일하셨어요.

그 시절엔
피 묻은 환자복, 시트, 이불…
직접 손으로 빨고, 발로 밟고,
큰 솥에 삶으셨죠.

그렇게 억척스러우면서도,
어머니는 늘 예쁜 말, 다정한 말을 하셨어요.


📖 까막눈이었던 엄마가 한글을 배우시던 날들

나중에 병원이 커지면서 세탁물 외주가 시작되자
엄마는 세탁물 입·출고와 병동 전달을 맡게 되셨고,
그 일을 제대로 하시기 위해
스스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셨어요.

퇴근하고 꾸벅꾸벅 졸면서도
저희한테 자꾸 물어보셨어요.

"이건 무슨 글자냐", "이건 숫자 몇이냐"

그렇게 익히고, 복습하고…
나중엔 병원 장부를 척척 정리하실 만큼
한글을 완전 정복하셨어요. 🥹

그 모든 게
자식들 공부시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참 대단하신 분이셨죠.


💗 그리고 엄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 딸 이쁘다~ 최고다~”

사실 전 운동한다고 공부도 못했고
엄마 속 많이 태웠는데도…
혼내지도 않으셨어요.
손찌검 한 번 없으셨고요.

그런 엄마가
제가 간호사가 되었을 때 말씀하셨어요.

“내 뱃속에서 간호사가 나올 줄 어떻게 알았겠냐~”
그때 엄마 눈빛, 지금도 잊지 못해요.


🌟 드라마 속 금명이처럼…

저도 병원에서 일하면서
간호사라는 직업을 동경했고,
결국 공부를 시작했고,
간호학과에 합격했어요.

그리고 그 간호사가 된 나를,
엄마가 그렇게 기뻐해 주셨죠.

마치… 금명이가 애순이에게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가게 해준 것처럼요.
(우리 남편도 드라마 속 ‘토토’ 느낌 많이 나요 ㅎㅎ)


🍃 1편 마무리하며…

오늘은 이렇게
드라마 속 한 장면에서 시작된 기억이
저희 엄마의 인생으로 연결돼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엄마는 광례처럼,
정말 묵묵히 모든 걸 감내하며
저희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분이셨어요.

그런 엄마의 마지막 이야기,
2편에서 나눠볼게요.

🌼
“폭싹 속았수다…”
그 말은… 우리 엄마한테 해드리고 싶은
가장 따뜻한 말 같아요.

👉 [2편에서 이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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